'유루캠△(ゆるキャン△)'과 '히토리 캠프에서 먹고 자다(ひとりキャンプで食って寝る)>'- 일본 아웃도어 트렌드 분석

 

겨울 호숫가에서 텐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여고생 린(志摩リン)이 홀로 냄비를 데우고 있습니다.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고 특별한 사건도 없이 그저 멀리 보이는 후지산을 바라보다 잠이 듭니다. 드라마 <유루캠△(ゆるキャン△)>(2020)의 이 장면은 최근 몇 년 사이 일본 드라마에 부쩍 늘어난 캠핑·아웃도어 소재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일본 드라마 '유루캠△(ゆるキャン△)' 이미지 후지산 배경 겨울 캠핑과 모닥불 불멍 트렌드
캠핑드라마 참고 이미지 (이미지: Manus AI)


콘텐츠가 붐을 만든 드문 사례

이 장르의 흥미로운 지점은 인과관계가 거꾸로라는 데 있습니다. 보통은 현실의 유행이나 트렌드가 드라마 소재가 되지만 유루캠프의 경우 원작 만화(2015년 연재 시작)가 먼저 큰 인기를 끌며 250만 부(2018년), 이후 600만 부(2021년)까지 판매고를 올렸고, 애니메이션(2018)과 실사 드라마(2020, 2021 시즌2)가 뒤따르며 오히려 현실에서의 캠핑 붐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콘텐츠에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트렌드를 만든 셈입니다.

캠핑 붐 사실 처음은 아니다 - 25년 만의 재유행

그런데 이 붐 자체는 새로운 현상은 아닙니다. 2019년 방영된 드라마 <혼자 캠프에서 먹고 자다(ひとりキャンプで食って寝る)>(TV 도쿄(テレビ東京))는 방영 당시 소개 문구에서 "약 25년 만에 찾아온 캠핑 붐"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실제로 일본은 1990년대에도 한 차례 캠핑 붐을 겪었고 지금의 유행은 유루캠프발 콘텐츠 붐이 이끈 '제2차 캠핑 붐'으로 불립니다. 트렌드가 반복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코로나가 밀어올리고 엔데믹이 걸러냈다

코로나19로 삼밀(밀폐·밀집·밀접)을 피할 수 있는 여가로 캠핑이 다시 주목받으며 붐은 정점을 찍었습니다. 2022년에는 캠퍼 1인당 연평균 캠핑 숙박일수가 7일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2023년 이후에는 '캠핑 붐 종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이 식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입니다. 2018년 121억 엔이던 매출은 코로나 특수를 타고 2022년 308억 엔까지 뛰었지만, 2023년 12월기 결산에서는 매출이 전년 대비 16.4% 줄고 영업이익은 74.3% 급감했으며, 2024년 7월에는 결국 상장폐지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남은 사람들

다만 이 냉각을 단순한 유행의 종료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2023년 캠핑 숙박일수는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오히려 숙박 횟수 자체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일시적 흥미로 캠핑을 시작했던 얕은 관심층은 이탈했지만 남은 핵심 애호가층의 몰입은 더 깊어졌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방일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캠핑카 렌탈 수요도 새로운 축으로 떠올랐습니다. 한 렌탈 업체는 2024년 6월 시점 방일객 대상 매출이 이미 2023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붐은 가라앉았지만 다른 형태의 아웃도어 수요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셈입니다.

드라마가 담아낸 두 방식의 캠핑

<유루캠△(ゆるキャン△)>(2020~2021)가 소녀들의 잔잔한 우정과 캠핑을 함께 그렸다면, <혼자 캠프에서 먹고 자다(ひとりキャンプで食って寝る)>(2019)는 실연이나 권태 같은 각자의 사정을 안고 '혼자' 자연으로 향하는 성인들을 그렸습니다. 함께여도 혼자여도 캠핑이 위로가 된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결이 다르면서도 닮아 있습니다.

마무리

결국 캠핑 드라마가 보여주는 건 화려한 레저가 아니라 사람들의 붐이 꺼진 뒤에도 계속 찾아가며 위안을 찾는 조용한 자리입니다. 복잡한 인간관계와 쉼 없이 울리는 스마트폰 알림에서 벗어나 오롯이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모닥불 소리에만 집중하는 시간 말입니다. 현대 사회의 속도에 지친 이들에게 텐트 안의 작은 공간은 세상과 잠시 단절할 수 있는 완벽한 도피처가 되어줍니다.

유행은 왔다 가지만 불 앞에 혼자 앉아 있고 싶은 마음은 반복해서 되돌아옵니다. 무언가를 계속해서 채워 넣어야 하는 일상과 달리 자연 속에서의 '자발적 고립'은 비워냄으로써 얻는 진정한 치유를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바쁜 일상에서 지칠 때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캠핑으로 여유를 찾아보면 어떨까요? 혼자 갈 용기가 없으면 커피 한 잔과 함께 일본의 캠핑 드라마를 틀어보세요.

다음 편에서는 이직과 전직이 흥행 코드가 된 일본 드라마들을 통해 커리어 리셋 서사가 인기를 끄는 이유를 짚어보겠습니다.

*참조: 배울 수 있는 모두의 데이터 마케팅 매거진([マナミナ] まなべるみんなのデータマーケティング・マガジン), 「캠핑 붐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진정되었는가?(キャンプブームはコロナ禍を経て落ち着いたのか?)」(2025.1)-연평균 캠핑 숙박일수·횟수 통계

NTT 필드테크노 WORK STYLE(NTTフィールドテクノ WORK STYLE), 「붐은 떠났다⁉ 야외 액티비티의 현재(ブームは去った⁉ 屋外アクティビティの現在)」 — 코로나19 이후 아웃도어 활동 배경

파워 인터랙티브 마케팅 블로그(パワー・インタラクティブ マーケティングブログ), 「캠핑 붐의 종언?! 신종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아웃도어 시장 최신 동향(キャンプブームの終焉?! 新型コロナパンデミック後のアウトドア市場最新動向)」(2024.11)-스노우피크 매출·상장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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