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활'을 주제로 한 드라마 참고 이미지 |
'종활(終活)' 트렌드의 탄생
드라마 혼자서 죽고 싶다의 부제처럼 종활은 원래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 아니라 '더 잘 죽기 위해 더 잘 사는 법'을 찾는 활동으로 제안된 말이었습니다. 2009년 8월부터 12월까지 슈칸아사히(週刊朝日)에 연재된「현대 종활 사정(現代終活事情)」이라는 기사가 이 말의 시작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취업활동(就活)'의 아날로지로 만들어진 '혼활(2007)'과 '종활(2009)'이 2년 간격으로 연달아 나온 셈인데 결혼도 죽음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찾아오길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준비하고 계획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는 인식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데이터로 보는 '종활' - 알지만 아직 시작하지 못한 일
종활을 둘러싼 통계에는 흥미로운 간극이 있습니다. 하루메쿠 생활연구소가 60~74세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조사에서 '종활이 필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77.1%에 달했지만, 실제로 '이미 종활을 시작했다'고 답한 사람은 42.4%에 그쳤습니다.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정작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입니다. 2025년 조사에서는 종활을 시작한 층이 44.0%로 소폭 늘었고, 종활에 들어간 평균 비용은 약 503만 엔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에는 무덤을 정리하는 '하카지마이(墓じまい)'나 연하장 보내기를 그만두는 '넨가조지마이(年賀状じまい)'처럼, 무언가를 내려놓는 방식의 종활도 늘고 있습니다.
야노경제연구소는 고령화가 세계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진행되는 일본에서(2024년 기준 고령화율 약 30%) 종활 관련 비즈니스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혼자 준비하는 삶과 함께 살아가는 삶 사이
같은 해 방영된 또 다른 작품 <종활 셰어하우스(終活シェアハウス)>는 종활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그립니다. 취업 준비에 지친 대학생이 68세 여성 세 명이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의 잡무 담당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넷이 합쳐서 272세'라는 이들의 활력과 그 안에 자연스레 스며든 경도인지증 같은 노년의 현실이 함께 그려집니다.
혼자서 죽고 싶다가 '결국 혼자 죽기 위해서라도 잘 살아야 한다'는 개인의 다짐에 초점을 맞췄다면 종활 셰어하우스는 그 잘 사는 방법 중 하나로 '함께 사는 삶'을 제시하는 셈입니다. 같은 해에 나온 두 드라마가 종활이라는 같은 주제를 혼자 준비하는 결심과 함께 나누는 관계라는 서로 다른 결로 풀어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두 작품 모두 죽음을 무겁게만 다루지 않고 코미디 형식을 빌려 왔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혼자서 죽고 싶다(ひとりでしにたい)>는 사회파 '종활 코미디'를, <종활 셰어하우스(終活シェアハウス)>는 세대 간 유머와 감동이 오가는 '휴먼 코미디'를 표방합니다.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라 웃으면서도 곱씹게 되는 방식으로 죽음을 다루는 것 자체가 요즘 종활 콘텐츠의 공통된 화법인 셈입니다.
마무리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2024년 신조어·유행어대상 연간대상을 수상한 화제작을 통해 쇼와(昭和) 세대와 레이와(令和) 세대의 가치관이 부딪히는 타임슬립 드라마 열풍을 짚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