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의심하라", 일본을 고찰 열풍에 빠뜨린 드라마《LOST10》

 

요코하마 류세이와 오구리 슌의 투톱 주연 모습과 홋카이도 산악 지형 지도, 헬기 구조 현장이 담긴 TBS 서스펜스 드라마 《LOST10》 리뷰 썸네일 이미지

"1주일이나 못 기다리겠어." 2026년 10월 16일 밤, TBS 금요 드라마《LOST10》 첫 회가 끝나자 일본 X에는 이런 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넷플릭스 일본 '오늘의 시리즈'와 TVer 드라마 순위가 나란히 이 작품을 1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지금 일본에서 가장 뜨거운《LOST10》은 방송 한 시간보다 그 뒤에 이어지는 24시간이 더 시끄럽습니다.

그 24시간을 시간순으로 따라가 보면, 요즘 일본 시청자가 서스펜스 드라마를 어떻게 즐기는지가 보입니다.

밤 10시, 다 함께 보는 첫 장면

이야기는 홋카이도(北海道)의 등산 투어 중 일어난 조난 사고, '시카라다케 사건(支樺岳事件)'에서 출발합니다. 행동력이 강한 시골 경찰서 형사 오고마(小駒)를 요코하마 류세이(横浜流星)가, 희생자의 시신이 옮겨진 병원에 불쑥 나타난 보험 조사원 나오(直)를 오구리 슌(小栗旬)이 연기합니다.

두 배우는 이번이 첫 공동 출연입니다. 2025년 NHK 대하드라마《베라보(べらぼう)》의 주인공이자 영화《국보(国宝)》로 정점을 찍은 요코하마 류세이, 2022년 대하드라마《가마쿠라도노의 13인(鎌倉殿の13人)》의 주인공 오구리 슌. 지금 일본 안방극장을 이끄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자리입니다. 요코하마는 "오구리 씨와 함께한다는 것이 이 작품에 출연하는 데 아주 큰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고, 오구리는 요코하마를 두고 "곧고 열정이 있어서 정말 최고"라고 말했습니다. 오구리에게는 5년 만의 민영방송 드라마 고정 출연이기도 합니다.

극 중 두 사람은 형사와 보험 조사원이라는 낯선 버디입니다. 때로는 적이 되고, 때로는 아군이 됩니다. 첫 회를 보며 제가 가장 감탄한 것도 이 두 사람의 연기 합이었습니다. 한쪽이 밀고 들어가면 다른 쪽은 물러서는 척하다 판을 뒤집습니다. 이런 긴장은 혼자 볼 때보다, 같은 순간 수많은 사람이 지켜볼 때 더 크게 번집니다. 일본에서는 방송 시간에 맞춰 실시간으로 보는 것을 '리아타이(リアタイ)'라고 부르는데, 서스펜스일수록 이 리아타이의 힘이 커집니다.

모두가 탐정이 되는 시간

방송이 끝나면 진짜 무대가 열립니다. X에는 "예측 불가", "이제 다 수상해", "앞이 안 읽힌다" 같은 글이 쏟아졌고, 어떤 인물이 시청자를 속이기 위한 미끼인지 따지는 추리도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시청자가 복선을 모아 범인과 진상을 추리하며 보는 작품을 '고찰 드라마(考察ドラマ)'라고 부릅니다.

사실《LOST10》은 처음부터 시청자에게 의심을 주문했습니다. TBS가 완전 오리지널 '휴먼 서스펜스 엔터테인먼트'라며 내건 문구가「모든 것을 의심하라(すべてを疑え)」였기 때문입니다. 진실은 무엇인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가. 제작진이 던진 이 주문을 시청자들은 방송이 끝나자마자 충실히 따르고 있는 셈입니다.

이 문화의 출발점으로 흔히 꼽히는 것이 2019년 니혼TV의《당신 차례입니다(あなたの番です)》입니다. 드라마 평론가 나리마 레이이치(成馬零一)는 2010년 무렵부터 방송을 보며 SNS에 실시간으로 감상을 올리는 사람이 늘었고, 이 습관이 10년에 걸쳐 완전히 자리 잡으면서 감상과 추리를 나누기 좋은 고찰 드라마가 강해졌다고 분석했습니다.《LOST10》의 연출을 맡은 쓰카하라 아유코(塚原あゆ子)와 프로듀서 아라이 준코(新井順子)는《N을 위하여(Nのために)》,《최애(最愛)》처럼 등장인물 모두가 비밀을 품은 서스펜스로 이 흐름을 이끌어 온 콤비입니다.

다음 날, 넷플릭스에서 다시 시작되는 추리

《LOST10》은 방송 다음 날인 10월 17일부터 넷플릭스로 공개돼 한국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금요일 밤을 놓쳤다면 토요일에 따라잡고, 이미 봤다면 복선을 확인하려고 돌려 봅니다. 배신과 엇갈리는 증언이 쌓이는 이야기라 두 번째 볼 때 보이는 것이 더 많습니다. 방송, SNS, 다시보기가 하루 안에 한 바퀴를 도는 구조가, 순위표의 1위를 만든 셈입니다.

각본을 쓴 오쿠데라 사도코(奥寺佐渡子)가 질문으로 내건 문장도 고찰을 부추깁니다.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 그 경계선은 어디에 있는가." 작년 일본 실사 영화 흥행 1위를 22년 만에 갈아치운《국보》의 각본가이자, 그 영화에 출연한 요코하마 류세이와 다시 만난 작가입니다.

일본 조난사고 증가의 현실이 드라마 배경으로

고찰 열기 뒤에는 생각보다 현실적인 배경이 있습니다. 일본 경찰청(警察庁) 발표에 따르면 2025년 산악 조난자는 3,62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그 가운데 60세 이상이 47.6%였고, 원인은 길을 잃는 경우가 30.9%로 가장 많았습니다. 지역별 발생 건수는 홋카이도가 199건으로 전국 두 번째였습니다.

등산 투어 중의 조난, 그 뒤에 숨은 보험과 진실.《LOST10》의 출발점은 화면 밖 현실에서도 늘어나고 있는 사고와 맞닿아 있습니다. 고찰은 허구 속 범인을 찾는 놀이지만, 현실의 산에서는 지금 역대 가장 많은 조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설정이 현실에 가까울수록 추리는 더 진지해집니다.

진실을 기다리는 시간

마지막 장면이 끝나면 타임라인은 추리로 가득 찹니다. 등산 투어에 함께했던 사람들 가운데 누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엇갈리는 증언 속 진실은 어디에 있는지, 시청자들은 서로의 근거를 내밀며 한 주를 보냅니다. 오고마와 나오가 한 걸음씩 진실에 다가가는 동안 시청자들도 화면 앞에서 다음 주를 기다리며 각자의 답안지를 고쳐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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